목양칼럼

사람을 완성하는 사랑

하늘영광 2018. 3. 9. 15:09

요한일서 4:7-12


   사람과 사랑은 글자가 너무 닮았습니다. “ㅁ”과 “ㅇ” 딱 한끝 차이입니다. “ㅁ”은 모가 나있는 글자라면, “ㅇ”은 모가 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끼리 만나서 살다보면 모가 난 곳으로 찌르고 부딪혀서 상처 나고 떨어져나간 파편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만날수록 따뜻하고 더 만나고 싶고 떨어져있으면 그립고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모가 나게 생겨먹은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잘 숙성된 포도즙처럼 진한 향과 맛을 낼 줄 아는 그 속에서 사랑이 풍겨나는 진정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커피 생두가 로스팅 과정을 통해 풍부한 맛과 향을 내는 원두커피로 변화되듯이, 사람도 사랑이라는 로스팅을 통과하면서 사람 속에서 풍겨나는 선함과 아름다운 성품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 본문 말씀에서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일4:8)는 말씀을 하십니다. 헬라어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가페”와 “에로스” “필레오”라는 단어로 구분해서 쓰입니다. 아가페는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뜻하는 것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은 아가페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도 아가페입니다. 에로스는 남녀 간의 이성적 사랑입니다. 정욕적이고 감정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레오는 동성 간의 우정을 뜻합니다. 서로를 돕고 이해하고 뜻을 같이하는 우정 어린 사랑입니다. 아가페의 사랑은 그 스스로 완전합니다. 그러나 에로스나 필레오의 사랑은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깨지고 왜곡되고 상처를 주고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에로스나 필레오는 아가페를 더할 때 완전한 가치를 발할 수 있습니다. 에로스의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아가페의 사랑이 더해질 때 에로스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레오의 사랑도 아가페의 사랑이 더해질 때 완전한 가치를 발하게 됩니다. 필레오의 사랑의 완성본은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대가 나를 사랑함이 기이하여 여인의 사랑보다 더하였도다”(삼하1:26하) 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들의 우정은 하나님의 사랑이 더해져서 완성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성경 본문 요한일서 4:10에서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 사랑은 아가페 사랑의 완전함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죄인 된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고난과 저주와 심판을 당하신 십자가의 사랑은 아가페 사랑의 완성입니다. 이 십자가의 사랑이 들어갈 때에 인간의 사랑도 완전해 질 수 있습니다. 구약에서 완전한 에로스 사랑의 완성을 보여준 것은 호세아와 고멜의 사랑입니다. 이 에로스 사랑은 호세아의 하나님으로부터 온 아가페 사랑을 더해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호세아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진심어린 사랑과 헌신을 할 수 있었고, 버림받아 마땅한 아내 고멜을 끝까지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신약에서 에로스 사랑의 완전함을 보여준 사랑은 요셉과 마리아의 사랑입니다. 서로 오해하고 갈라설 수 있는 위기가 있었지만, 진심어린 에로스 사랑에 하나님으로부터 온 아가페 사랑을 더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었습니다. 이들이 결국에는 메시야가 이 땅에 오게 하는 통로로 쓰임받았던 것입니다.